잊지 않겠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느끼게 되는 것이 딱 저 두단어다. 절망감과 피로감.

언제까지 이런 것을 보고 살아야지 되는 것인가. 라는 피로감과 나와 내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생기는 절망감. 딱 두가지가 느껴지는 현실인것 같다.

 

어릴적에 이사를 자주 다니는 편이였지만, 언제나 어릴때는 산에 둘러쌓여있었고 저녁때 동네 아이들과 놀다가 국기 계양대에서 애국가가 나오면서 태극기가 내려갈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산을 뛰어 다니고, 강강수월래, 와리가리, 다방구, 술래잡기를 하면서 놀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 기억을 생각하면 참 즐거웠던 기억이구나.. 라는 생각과 어릴적의 추억이라는 것을 간간히 회상을 한다. 친구들과 같이 맥주한잔 하면서 그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너희 동네는 어땠는데.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지금 우리집은 아파트촌이다. 작은 평수가 많기 때문에 신혼부부나 아이가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집들이 많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한참을 지나서야 난 우리 동네에 신혼부부나 아이가 있는 집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전에 회사에서 맘이 떠난 상태였기 때문에, 칼퇴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동네에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하나같이 아이들이 학원 가방과 캐리어와 비슷한 가방에 책을 가득 채우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면 약 6시 30분. 초등학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애들이 학원에 돌아오는 시간이 그 시간대..

 

우리 부부는 아직 아이가 없다. 지금의 내가 우리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건강하게 자라는 것과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올바르게 자라는 것. 딱 2가지를 바라고 있다.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되면 물론 좋지만,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아이에게 요구하고 싶지 않다. 그건 내 욕심이고, 내가 되지 못한 것을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것은 지금의 내 생각으로는 죄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라서.. 결혼하고 와이프와 이야기를 할때, 난 학원이나 그런 교육을 따로 시키고 싶지를 않고, 어릴때는 마음껏 놀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었다.. 그렇지만,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다보면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지 될것 같다.

 

아파트에 아이들이 없다. 평일에 휴가를 쓴 날, 낮에 돌아다녀보면 내가 어릴때 애들하고 신나게 돌던 놀이터는 텅 비어있고, 버스를 타고 아버지 집이나 대치동쪽으로 갈때... 이제 열심히 놀아야지 될것 같은 애들이 무거운 가방을 매고 문제집을 손에 붙잡고 숙제이야기를 하면서 학원을 다니고 있다. 내가 내 아이를 학원에 안보내봤자 그것은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를 못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아이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애들은 모두 학원에 다 가있는데 과연 누가 우리 아이랑 놀아줄 수 있겠는가.. 라는 생각은 불현듯 절망감과 함께 다가 왔다.

 

오늘 뉴스에서 새로 당선된 공정택인가 공 뭐시기인가 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봤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초등학생부터 경쟁 해야지됩니다." 라는 말.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절망감이라는 단어가 다시 내 귓가를 맴돌고 있다.

 

요즘같은때... 정말로 아이를 갖기가 겁이나고 있다...

Posted by 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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